[2006] 카모메 식당 かもめ食堂

2016. 10. 6. 01:14

마루님

영화/팝콘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은 곧 정성과 마음이다. 핀란드에 동네 마음 좋은 가정식 식당 주인이 들어서는 이야기. 주인공 사치에의 따뜻한 철학이 아니었다면 성립할 수 없는 천연기념물 같은 영화.
크레딧에 사진이 같이 나와서 좋았다.

영화는 한 주제 아래 의도대로 대상을 확장할 수도 축소시킬 수 있는데 여기서 사치에와 미도리는 사생활도 없고 그냥 핀란드에 오고 싶어서, 여행지 뽑기에서 걸린 것만 있을 뿐 사생활을 터놓으며 오지랖을 부린다든가 친분을 쌓기 위한 수다는 나오지 않는다. 단지 갓챠맨 가사로 타지에서 일본인이 공유하는 정서를 나누거나 내일 지구의 종말이라면 맛있는 식사를 하겠다는 음식으로 하나되는 교감 뿐. 상업영화들처럼 로오맨스에 연연하지도 않는다. 그냥 소박한 자기 꿈을 카모메 식당으로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치에가 있을 뿐이다.

사치에가 어렸을 적 만능이었던 만화주인공처럼 인심에 관한한 무한대의 인물로, 영화는 일상적으로 그녀를 그려내지만 영화 주인공이니 가능하지만 현실에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 일단 책방에서 우연히 만난 일본인 여행자에게 집을 제공한다. 다른나라 사람도 아니고 일본인이?? 제의를 덥석 받는 미도리는 약간 현실적이면서도 뻔뻔한거 같아서 이해는 간다만. 첫손님이라며 일본통 현지인 남자에게 커피평생 무료를 선언한 것도 수익없는 가게의 인심이라곤 상상안되는 서비스. 친구 없냐고 눈치주는 미도리가 현실이지만 사치에가 마음으로 대하는 손님이라 그냥 훈훈함으로 포장된다. 후에 주먹밥이나 시나몬롤은 돈냈을까. 돈내던 마사코도 결국 카모메 식당으로 합류. 관광비자로 와서 일하면 불법인데 라는 현실에 찌든 생각이 튀어나왔다. 도둑같은 진저리 나는 일들을 주인공의 성격에 따라 하나의 헤프닝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정제된 주인공에 걸맞는 정제된 전개가 이어진다. 마치 [깨진 유리창 효과]의 반댓말 처럼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고 결국 식당이 만석이 되는 해피엔딩. 수영장 씬은 주변에 아무도 없던 그녀에게 많은 사람이 그녀를 격려하는 씬으로 대칭을 이룬다.

마사코의 핀란드행은 특별했다. 부모님 병수발로 오랫동안 고생하다 돌아가시자 나홀로 여행을 떠난것 "이런말은 그렇지만 20년간 족쇄가 풀린 기분이다"라는 그녀에게 고생했다고 다독이는 미도리. 그녀에겐 이 여행으로 병간호의 마침표이자 새로운 출발점이기도 하다.

영화는 소소하고 잔잔한 the일본영화의 전형이다. 일단 파리날리는 가게에 한마디씩 하고가는 중년의 세부인들, 갓차맨 가사의 연결고리, 일본에는 지푸라기 인형이 있다면서요 하고 이어 볏짚인형으로 저주하는 여자, 매번 같은 곳에서 분실된 캐리어 찾는 전화를 하는 여자와 그녀의 주위에서 매번 만나는 남자, 관광객에게 식당 홍보를 하자고 하자 동네 가게라고 그걸 보고 찾아오는 관광객이나 일식하면 초밥이나 정종 밖에 모르는 사람에게 레스토랑이기 보단 동네 식당이니까 오다가다 보고 편하게 들어오는 곳이었다면 좋겠다는 식당 주인. 돈냄새 보다 사람냄새가 나는 소박한 철학. 얼마나 있을 거냔 사치에의 질문에 아직 안정했다고 관광이냐고 물으니 "글쎄요 そうかもしれないし그럴 수도 있고 そうでないかもしれないです아닐 수도 있어요." 일본인 특유의 애매모호한 감정대사. 핀란드어 하나도 모르면서 핀란드 아줌마의 이야기를 알아듣고 전해준 것 등 일본의 잔잔한 드라마 장르에 코미디를 끼얹는 일본식 유머코드가 흐르고 있다.

선한 주인과 해피엔딩 결말, 따뜻한 밥냄새 솔솔나는 요리장면으로 보는것만으로도 안식처가 되는 느낌. 애초에 그 '편하게'라는 부사가 공간에도 적용되려면 그 공간의 공기를 채우는 사람들의 체온이 따뜻해야하기에 '편한공간'이 되는것 자체도, 찾는것도 어려운일이기에 현실에 사치에가 존재한다면 가고싶게 만든다.
오니기리가 일본의 소울푸드 인가, 거기서 난 왜 미소시루라고 생각했을까. 한국음식의 대명사로 사치에가 불고기와 김치라고 했지만 난 왠지 찌개를 꼽고싶다. 사치에표 뜨끈한 밥에 연어구이 먹고싶다.

良いわね やりたい事いらっして
하고 싶은 일 해서 좋겠네요
やりたく無い事はやらないだけなんです
하기 싫은 일을 안할 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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