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The Reader

2016. 10. 6. 07:48

마루님

영화/팝콘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봤다가 법정씬부터 이렇게 묵직한 얘긴줄 모르고, 그녀의 비밀이 터지고 나서는 탄성이 나왔다. 딱히 몰아친 것도 없는데 그녀를 구제하려 그녀의 비밀을 대신 밝히려한 마이클은 결국 그러지 못했고 눈물을 터뜨리는 장면이 깊게 울렸다. 한나는 감옥에서 수감하는 동안 마이클은 이혼 후 한나의 유일한 교신자였다. 이렇게 한남자가 한 때의 만남을 진심으로 지지해주는게 가능할까. 난 첫사랑이라서라기 보단 영향을 미쳤던 인물에 대한 인간적 우정이라 생각한다. 물론 15세 당시엔 사랑이었겠지만.

영화 초반에 제멋대로였던 한나와 애정에 징징거리는 남자애. 근데 어느덧 용서를 구하는건 본인이라고 했을 때 이미 나이차를 넘어선 관계라고 생각했다. 그 때까지만해도 한나에 존대하는 자막이 불만이었는데 법정재회 부터는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말 끝마다 kid를 입에 달고 살던 그녀는 중년이된 마이클에게 여전히 kid라고 부르니까.
마이클의 감정선 위주로 따라가니 알겠는데 한나의 감정선은 잘 모르겠다. 그녀는 사랑한걸까...

영어참고서에서 문맹에 관한 지문을 읽은적 있는데 은행일을 보기 위해 깁스를 하고, 눈이 안보인다는 거짓말을 하는 내용이였다. 문맹이 아닌 사람에겐 별거 아닌 일일지 몰라도 당사자에겐 큰 불편함보다도 창피한 일이라 숨기고만 싶었을 것이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수치심으로 명예가 실추되는걸 원치 않았던 한나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남들 4~5년짜리 죄를 20년이란 시간동안 갚아야했다. 법정에서 그녀는 유도심문에서도 당당하게 죄를 인정했고 불리한 발언도 서슴없이 했다. 죄에 대해서도 무지 했었다.

근데 마이클이 뭘 깨달았냐고 물을 때 글을 깨우쳤다던 장면은, 한나에겐 유일한 소통창구였던 마이클의 냉대에 시련을 주었고 마이클은 반성이 모자랐다고 여겼을 지 모른다. 그치만 생존자에 찾아가서 수감소는 대학이 아니라고 뭘 깨닫냐고 반문을 듣고서 악의가 아니라는걸 알았으려나.

독특한 영화다. 착한놈을 위한 영화도 나쁜놈에 대한 영화도 아닌, 체제속의 순응하던 무지한 개인에 대한 바뀐 체제의 심판이었다. 그녀를 쉽게 동정할 수도 없고 나쁘지 않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여운 한 개인. 영화를 보고나서 갈피를 못잡는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케이트 윈슬릿은 [타이타닉]의 반짝반짝한 아름다움에서 깊이를 연기하는 수준이 되었다. 노역연기도 무리 없었는데 손발은 팽팽한게 옥에티였다. 이 영화로 오스카상을 품에안았는데 당연한 수상이었다.

계속 일제 강점기로 치환 해봤는데 일본인들은 급거 귀국했고 전범외 처벌도 안받았고, 한국에서의 민족반역자 처단조차 못했으니 고민자체가 안되는게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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