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이퀄스 Equals

2016. 10. 7. 04:52

마루님

영화/팝콘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아침을 시작하는데 눈부신 햇빛색이 아니라 짙은 퍼런색. 서구의 blue는 '우울'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파안톤을 유지한다.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빛이 차단된 내부에서 진행돼 창문없는 고시원처럼 답답하다.

모든 감정이 통제된 미래사회가 배경으로, 자연수정을 통제한 미래사회를 그린 [가타카]가 떠오를 수 있지만 90년대 작품보다 훨씬 못미치는 얼개와 작품성으로 비교된다.

감정이 통제 됐는데 모든 감정이 통제된건지 '사랑'의 감정만 통제된건지, 전자라면 양보하는 모습, (자기일도 아닌데)사람이 떨어져서 쳐다보는거나, 물건을 주워주거나, 감염에 대해 유감이라는 말과 동시에 감염을 우려해 격리에 협조하라고 하거나 부럽다는 말, 감사표현 등 감정들이 넘쳐난다. 만약 후자였다면 철저히 개인주의적 이타심이 배제된 성과 지상주의로 설정했었어야했다.

그리고 [가타카]에선 인공수정과 자연수정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하고 우수성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음을 전제하는데 [이퀄스]는 감정을 왜 통제받아야하는지 그 당위성조차 설명하지 않고, 그냥 안되니까 안되는거다. 보면서 내가 시나리오를 썼다면 생산성강화를 위해 감정소모는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연애관계가 잘되면 잘되는 대로 안되면 안되는 대로 생산성에 지장을 받는다. 이런 기초전제를 설정해두지 않으니까 집중력이 떨어지고 일을 소화 못하는데 감정증상이니까 안되니까 안되는 걸로 밖에 안보인다.
그리고 연애가 금지된 마당에 결국 인공수정인건데, 왜 사랑감정을 배격하는 사회에서 인공수정을 해야하는지, 인공수정이 임무인 사회에서 왜 출산은 인공자궁이 아닌 자연출산을 하는 건지, 자연출산하면 아이와의 애착이 생기기 마련인데 영화는 '가족'이란 관계를 철저히 배제한 개인만 드러냈지만 인간인 이상 생물학적부모는 존재하기 마련이고, 이 설정을 하려햇으면 인조인간과 인간의 대비나 인조인간 사회여야한다. 출산할 필요없이 개체생산이 이루어져있고 경쟁을 위해서 사랑이란 감정은 장애가 될 뿐이란 설정이 더 개연성 있지 않나. 오프닝부터 출산휴직후 복귀가 나오는것처럼 사회적 비용이드는데, 뭘위해 인공수정하는건지 궁극적 목적이없다. 기껏 감정없는 사회를 조성해놨을지언정 출산을 경험을 한 인간이 감정없을 수가 있을까.

[가타카]에서 주던 자연 인간과 신분세탁을 위한 몸부림으로 발각에 대한 긴장이 또다른 축을 이뤘는데 단순히 치료보호소 DEN에 가기싫다는 것만 있을 뿐 자기입으로 자진신고 하지 않으면 병을 속이기도 가능하고, sos치료도 크게 불이익도 없다. 이상황에서 계속 둘이 입으로만 두렵다 할 뿐.

[가타카]는 97년 작품이라 치고 [이퀄스]는 20년 지난 작품 주제에 cctv존재를 극중에서 지워버렸다. 감정을 통제하는만큼 아니, 중요한 연구를 하고 있는 곳에 그 흔한 cctv가 없는지... 레너드가 와서 사일러스를 의심할 필요없이 cctv만 있으면 되는 일을 아날로그스럽게 사람을 등판한다. 게다가 사람들 눈에 띄게 굳이 니아자리에 말걸고, 사내연애 티를 내려고 퇴근후 지네 집에서 만나면 될걸 굳이 연구실 한켠에서 몰래 왜저러는지 이해가 안갔다. 스릴느끼라고? 집이 사택이고 감시가 심한건지 호텔이란 서비스가 아예 금지된건지 디테일이 하나도 없다. 후에 니아가 사일러스 집으로 온거보면 딱히 금지도 뭣도 아닌거 같은데.
사일러스가 걸릴걸 두려워해서 직업을 바꾼다고 했을 때 정원사같이 뜬금없는 직업으로 이직하는데 인간의 능력치가 평준화되어서 직업선택이 랜덤인것도 아니고. 뭐 한두가지여야지... 진짜 내가 시나리오를 써도 이거보단 잘쓰겠다.
퇴사하겠다니까 경쟁치열하다고 반응하는거나 딴사람한테 피해갈지도 모른다는 사일러스에게 책임감을 말하는게 감정이 없는 사회가 진정 맞는지.
니아가 끌려가서 바꿔치기하는데 얼굴사진도 뜨는데 정맥사진 주면 다인지. 옛날 sf물은 인간의 얼굴 껍데기도 만드는 성의를 보였는데 그냥 후반에 극적 재회를 주기위한 장치였음이 분명하지만 허술하기 짝이없다.
사일러스 후임자가 빨리 넘기라고 재촉할 때 다해간다고 짜증만 안냈지 곧끝난다며 말하는 뉘양스가 완전 감정표출인데 니아는 감정보균자도 아니고 병을 숨기는 중인데 실수했다고 자각하지도 않고 이상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뒤이어 한숨까지 쉬시고. 물론 니아가 3단계증상으로 일상작업능률저하를 드러내는 장면이지만 감정이 통제된 사회맞는지 어이가 없다. 니아가 임신검사하러 갔을 때 사일러스가 헐레벌떡 뛰어오는것(급한 마음)이나 다시한번 조회해달라고 채근 할 때 대놓고 감정 표출하는데 관리자가 감정을 눈치 못채면서 무슨 감정이 범죄취급으로 격리당한다는 세계관에 반하는 디테일이 충돌한다.

무엇보다 기승전결이 없다. 초반에 사일러스가 병을 자각한후-사랑에 빠짐-사랑의 도피 예약-임신 호출-엇갈림-재회인데 힘줘야할 장면들이 있고 위기에 긴박감이 터지고 해야하는데 밋밋한 연출로 강약 없이 흐른다. 플롯도 분명 더 잘짤 수 있었는데 구멍이 성성하다. 여운도 뭣도 없었다.

감정 통제 외에는 현재 하고있는 것들인데 컨셉만 미래같다. 지문이나 홍채인식 터치스크린 상용화됐고 대형스크린도 요즘 가정용도 60인치 이상 쓰는 마당에. 차라리 욕할때 현장에서 무인 범칙금 부과했던 [데몰리션맨]이 더 미래적일듯. 미래에도 지금처럼 식사를 유지할까 평범한 사람들도 영양제 다발로 먹는 시대에. 90년대 나왔으면 당시 상상력의 한계라고 이해라도 하지, 그냥 설정하나같고 20분짜리 단편으로 했어도 충분할 내용을 억지로 늘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사일러스가 감정을 느낄때 콧물 쭈욱 나온거 자르고 다시 찍지 뭐하는거지. 남주가 깨는장면을 허허... 여주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닮아서 몰입이 잘 안됐다.

대체 뭐가 equal이라는건지, 의미도 상징도 와닿지 않는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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